2. 우울증의 기타 심리적 또는 성격적 요인

 

일반인들은 흔히 내성적인 성격이 우울증에 더 잘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확실치 않다. 내성적이라는 말의 정의도 불명확하거니와 성격이 아닌 만성적인 경도의 우울증을 이미 앓고 있는 사람도 일반인들은 흔히 내성적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미안하지만 우울증에 잘 걸리는 성격으로 확실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만약 있다면 그게 정말 성격인지도 자신할 수 없을 것이다.  단지 경계성 인격장애는 정의상 만성적으로 허무, 권태감을 가지고 있어 우울해 보이며 강박적 인격장애 환자들도 우울한 정서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상기 인격장애자들이 우울증상이 많이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주요우울장애가 많은지는 다른 문제이고 설사 많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정상인의 인격이 아닌 인격장애가 있는 환자들이므로 이야기가 달라진다. 따라서 정상인에서 어떤 성격을 가진 사람이 우울증에 많이 걸린다는 사실은 없다는 것이다.

 

다른 심리적인 설명 중에 Aaron Beck 인지이론이 있는데 이것은 우울한 사람은 자기자신, 환경 그리고 미래에 대하여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 때문에 우울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울증의 원인이 부정적인 생각이므로 이러한 부정적인 관점을 고쳐주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들 사이에 약간 생각이 다른데, 인지이론을 믿는 심리학자들과는 달리 정신과 임상의사들은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우울해진 것이 아니라 우울하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고 믿는다.

 

따라서 부정적인 시각을 바꾼다고 해서 (잘 바뀌지도 않겠지만) 우울증에서 회복되는 것은 아니며 우울증에서 회복하면 부정적인 생각은 저절로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서로 상반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나 이상한 것은 어느 쪽의 입장을 가지고 치료를 하더라도 효과는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울증 환자들을 보면 원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는 상관없이 조증상태에서는 과대사고나 자신감이 높아지고 우울한 시기에는 부정적으로 생각이 바뀌는 것으로 보아 사실 부정적인 생각은 우울한 기분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우울한 정도가 주요우울장애에 해당된다면 이러한 입장에 더 가까울 것이며, 주요우울장애가 아닌 정도의 만성적인 경도의 우울인 경우 인지이론적인 설명에 부합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즉 심리학자들과 정신과 의사들은 각자가 보는 우울한 대상군이 조금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아무래도 정신과의사들이 보는 우울증 환자들이 더 심한 편이라고 짐작해 볼 수 있다.

 

우울증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심리적인 이론은 learned helplessness이다. 즉 아무리 발버둥쳐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경험을 통하여 깨닫고 자포자기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실험 쥐를 물이 반쯤 차있는 양동이에 빠뜨리면 처음에는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나중에는 아무리 해도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로 가만히 있게 된다. 우울하지 않은 쥐일 수록 오랬동안 발버둥(헤엄)을 친다.  사람에 적용해 본다면 한 대학생이 성적을 올리려고 열심히 공부를 했다가 생각데로 성적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실망하게 된다. 그러나 처음에는 이에 굴하지 않고 다음에는 성적이 잘 나오겠지 하고 기대하며 재차 도전을 하다가 몇번을 계속 실패하면 '아 나는 공부를 해도 안되는구나!' 하고 자포자기 하게 되고 결국은 우울해질 것이다. 에너지가 있는 사람일 수록 더 여러차례 도전할 것이지만 끝까지 않된다면 결국 자포자기하게 된다.

 

우울증 치료제를 개발할 때 상기와 같은 모델을 통하여 효과를 일차적으로 검증하는데 항우울제를 복용한 쥐가 그렇지 않은 쥐보다 포기하지 않고 더 오랬동안 발버둥을 친다면 약이 효과가 있는 것이다.

 

Written by Daum '우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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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리별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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