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토닌 증후군(The Serotonin Syndrome)

 
정신과에서 흔히 사용하는 약물들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바와는 달리 치료지수(Therapeutic Index)가 200-2000 정도로 그 안전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특별히 유의해야할 상황들이 있는데, 대부분은 항정신병 약물과 관련된 부작용들로 지연성 운동장애, 신경이완제 악성증후군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그러나 이들 부작용에 관해서는 의사들이 이미 많이 알고 있고, 그 빈도도 줄어들고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정작 더 흔하게 사용되는 항우울제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부주의한 경우가 많다. 일단 의사 자신들의 인식이 현재 사용되어지고 있는 항우울제는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그런 편이다. 따라서 정신과 의사들 중에서도 세로토닌 증후군을 경험하였다는 사람이 드문데 이는 실제 빈도가 그렇게 낮다기보다는 인식이 부족하여 많은 경도의 세로토닌 증후군을 진단하지 못하고 간과하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경도의 세로토닌 증후군을 경험한 환자는 다음에 스스로 ‘약이 잘 안맞는다’, 또는 ‘약이 너무 독하다’ 고 생각하고 외래에 오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세로토닌 증후군은 경미한 경우는 의사나 환자도 잘 모르게 일시적으로 불쾌하거나 불안한 상태만으로 지나가는 경우부터 생명이 위험한 경우까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 특히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그 위험성이 더 증가하는데, 우려스러운 것은 항우울제뿐만이 아니라 마약성 진통제, 항생제, 살빼는 약, 항구토제, 두통약, 생약 등 다양한 범주의 약물들이 그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고, 같이 복용할 경우 발생위험이 더욱 크다는데 있다.

정신과에서 이미 고용량의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게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하면서 환자에게 ‘같이 복용해도 되니 걱정하지 말라’고 장담하는 의사들을 볼 때는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나오는지 부러울 따름이다. 물론 통계적으로 보면 대부분은 그냥 넘어가는 게 사실이며, 아는 게 병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의사들이 그런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르고, 아예 머리 속에 ‘세로토닌 증후군’ 이라는 진단명 자체가 없다는데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인 듯하다. 2002년 미국의 통계를 보면 세로토닌 증후군이 총 26,733례가 보고 되었고 그 중 7,349례가 심각하게 나타난 경우였으며 이중 93명이 사망하였을 정도로 그리 드물지 않은 부작용인데도 불구하고 의사의 85%이상이 세로토닌 증후군을 진단명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세로토닌 증후군은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재를 과복용한 경우의 15% 정도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상용량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의사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큰 이유는 그 진단 자체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으며, 또한 떨림, 설사, 혈압 상승과 같은 증상을 약물과 관계가 없는 증상으로 오인하는데 있다. 또한 불안, 초조와 같은 증상도 자칫 약물 부작용보다는 환자의 질환 때문으로 인식하기 쉽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로토닌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들은 표1과 같다. 세로토닌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과 cytochrome P450 3A4나 2D6를 억제하는 약물과 SSRI를 병합투여하는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세로토닌 증후군을 일으킬수 있는 약물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재(SSRI),
TCA 계열의 항우울제
세로토닌노에피네프린 재흡수억제재(SNRI)
MAO 억제재(MAOI)
항전간제: valproate
진통제: meperidine, fentanyl, tramadol, and pentazocine
구토억제재: ondansetron, granisetron, and metoclopramide
편두통 치료제: sumatriptan
Bariatric medications: sibutramine
항생제: linezolide, ritonavir
감기약: dextromethorphan
기분안정제: lithium

 

심각한 세로토닌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상호작용

Zoloft, Prozac, Sarafem, Luvox, Paxil, Celexa, Desyrel, Serzone, Buspar, Anafranil, Effexor, Nardil, Manerix, Marplan, Depakote, Demerol, Duragesic,Sublimaze, Ultram, Talwin, Zofran, Kytril, Reglan, Imitrex, Meridia, Redux,Pondimin, Zyvox, Norvir, Parnate, Tofranil, Remeron
Paroxetine과 buspirone
Moclobemide와 SSRI
Tramadol, venlafaxine, mirtazapine
Phenelzine과 meperidine
Tranylcypromine과 imipramine
Phenelzine과 SSRI
Linezolide과 citalopram

 

세로토닌 증후군은 증상이 경미할 경우에는 빈맥, 떨림, 발한, 동공확대, 진전, 간대성근경련증(myoclonus), 과다반사(hyperreflexia)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중등도에서는 빈맥, 고혈압, 고열 등이 나타나고 심부체온이 흔히 40도까지 올라간다. 이학적 검사소견상 동공확대, 장음증가(hyperactive bowel sound), 발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징적으로는 발목이나 무릅의 클로누스가 나타나고 정신적으로는 초조, 과각성(hypervigilance), 경도의 언어압박(pressured speech)이 나타난다. 심한 증상으로는 항정신병 약물 복용시 나타날 수 있는 신경이완제 악성증후군과 유사한데, 고혈압과 빈맥이 심하게 나타나고 근육이 경직되고, 41도 이상의 고열이 나타나며 대사산증(metabolic acidosis), 횡문근융해(rhabdomyolysis), 아미노전이효소등 간수치 증가, 크레아티닌 증가, 신부전 등이 초래된다.
 
발병기전은 정확히는 모르지만 주로 5-HT2A 수용체와 5-HT1A 수용체를 통한 세로토닌 신경전달의 과다에 의하여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세로토닌 증후군의 진단은 과거 5주이내에 세로토닌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의 복용력이 있고 ① 진전과 과다반사 ② 자발성 클로누스 ③ 근육경직, 38도이상의 체온상승 및 안구 클로누스나 유발성 클로누스 ④ 안구 클로누스와 초조나 발한 ⑤ 유발성 클로누스와 초조 또는 발한, 상기 5가지 중 한 항목이라도 해당되면 내릴 수 있다.
 
치료는 증상이 경미한 경우는 원인 약물을 끊고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게의 경우는 치료를 시작한지 24시간 내에 거의 완화된다. 그리고 벤조디아제핀등으로 불안, 초조 등의 증상을 완화시켜준다. 중등도의 경우는 자율신경계 증상 및 고체온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여야 한다. 보통 수액을 필수적으로 공급해야하고 정맥라인을 확보하며 활력징후를 정상화 시켜야 한다. 또한 5-HT2A 길항제를 투여하는데 cyproheptadine을 사용한다. 통상 하루 12-32mg 정도가 투여 되는데, 초기 12mg을 한번에 투여하고 증상이 거의 없어질 때까지 2시간에 2mg씩 투여 하며, 이후에는 6시간에 8mg씩 투여하며 유지한다. 이외에도 olanzapine 10mg이나 chlorpromazine 50-100mg이 사용되어지기도 한다. 벤조디아제핀의 투여는 증상의 심각도와 관계없이 환자의 생존률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신경이완제 악성증후군과는 달리 propranolol, bromocriptine, dantrolene과 같은 약물의 투여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bromocriptine, dantrolene을 사용시는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세로토닌 증후군은 예방이 중요하다. 투약 전 환자 교육과 환자의 약물 치료력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타과에서 또는 타 병원에서 어떤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많은 환자들이 이 병원 저 병원을 돌아다니고 더욱이 이러한 타 병원 진료력을 의사에게 보고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세로토닌 증후군은 사전에 세심하게 주의를 하면 발생 확률을 현격하게 줄일 수 있는 부작용이므로, 의사들의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발생 가능한 부작용 리스트’에 세로토닌 증후군도 포함시켜주길 부탁드린다.

 

참고문헌
Boyer EW, Shannon M. The Serotonin Syndrome. N Engl J Med 2005;352:1112-20.

 

Written by Daum '우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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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리별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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